한국어문기자협회
처음으로 로그인 회원가입 즐겨찾기추가하기 시작페이지로
 
작성일 : 17-07-13 14:57
[부산일보] [바른말 광] 말과 글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9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707120… [7]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명시돼 있어서 그렇게들 썼겠지만, 그동안 달력에 찍힌 '석가탄신일(釋迦誕辰日)'이라는 말이 영 마뜩지 않았다. '탄신일'이 사전에도 실려 있지 않은 말이기 때문이다.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을 보자.
 
*탄신(誕辰): 임금이나 성인이 태어난 날.(왕의 탄신을 축하하여 잔치가 벌어졌다./세종 대왕 탄신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탄일(誕日): =탄생일.
 
*탄생일(誕生日): '생일'을 높여 이르는 말. =탄일(誕日).(산등성이에 철 따라 핀 진달래꽃들이 어쩜 석가여래의 탄생일을 축하하는, 사월 초파일 같은 기분을 느끼게도 했다.<김정한, 수라도>…)
 
이러니, 보통 사람에겐 '탄일'이나 '탄생일', 임금이나 성인에게는 '탄신'을 써야 한다는 걸 알 수 있다.(물론 보통 사람은 '생일/생신(生辰)'도 쓸 수 있다.) '탄신+일'은 알고 보면 겹말이었던 것. 사전에 오르지 못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찜찜했던 '석가탄신일'이 내년부터 '부처님오신날'로 바뀌게 됐다고 한다. '부처님오신날'을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는 불교계 요청을 받아들인 인사혁신처가 지난 7일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불교계는 '부처님오신날이 한글화 추세에 부합하고, 석가(釋迦)라는 단어가 '샤카'라는 고대 인도의 특정 민족 이름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어서 부처님을 지칭하기에 맞지 않는다'고도 했다 한다.

한데, 이유 가운데 '한글화 추세에 부합'은 정확하지 않다. 아래 문장을 보자.

''트럼프'는 영어일까, 한글일까.'

답은, "둘 다 옳다"다. 트럼프는 영어이기도 하고 한글이기도 한 것. 도대체 무슨 말이냐, 싶은 사람은 지금 말과 글을 구별하지 못하는 중이라고 보면 된다. 영어는 말이고, 한글은 글이다. 그러니 '아이 러브 유'는 말은 영어, 글은 한글인 것. 'trump'라면 말은 영어, 글은 알파벳(로마자)이 된다.

'석가탄신일'은 말로 보면 한국'말'이고 글로 보면 한'글'이다.(한국말 중에서도 한자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한자말에 해당한다. 참고로, 한국말은 '고유어(순우리말)+한자말+외래어'로 구성된다.) 즉 '석가탄신일'은 이미 한글이기에, '부처님오신날'로 바꾸는 걸 '한글화'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한글화 추세가 아니라 고유어화 추세였던 것.



이진원 교열부장
jinwoni@busan.com
입력 : 2017-07-12 [19:16:05] 수정 : 2017-07-13 [10:2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