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문기자협회
처음으로 로그인 회원가입 즐겨찾기추가하기 시작페이지로
 
작성일 : 20-06-23 16:48
[부산일보] [바른말 광] 퀴즈는 맞추지 말라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3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0042218535248513 [1]

〈가정집 추돌할 뻔한 시내버스〉

이런 기사 제목이 있는데, 엉터리다.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표준사전)을 보자.

*추돌(追突): 자동차나 기차 따위가 뒤에서 들이받음.(추돌 사고./버스 한 대와 승용차 두 대가 부딪치는 이중 추돌이 일어났다.)

추돌에는 방향이 있다. 뒤에서 들이받아야 추돌이다. 그러니 ‘가정집 추돌’은 집 뒤쪽을 들이받았다는 말인가. 저 제목은 〈가정집 (들이)받을 뻔한 시내버스〉 정도가 옳았다.

‘초성퀴즈 맞추고 두바이 여행가자.’

어느 여행사가 인터넷에 올린 글인데, 역시 엉터리다. 표준사전을 보자.

*맞추다: … ※‘퀴즈의 답을 맞추다.’는 옳지 않고 ‘퀴즈의 답을 맞히다.’가 옳은 표현이다. ‘맞히다’에는 ‘적중하다’의 의미가 있어서 정답을 골라낸다는 의미를 가지지만 ‘맞추다’는 ‘대상끼리 서로 비교한다’는 의미를 가져서 ‘답안지를 정답과 맞추다’와 같은 경우에만 쓴다.

즉, ‘맞추다’는 대상끼리 서로 비교하거나 대조한다는 뜻이어서, 답을 틀리지 않았다는 얘기라면 ‘맞히다’를 써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니 초성퀴즈는 맞추는 게 아니라 맞히는 게 옳았다.

사실, 어슷비슷해 보이는 이런 말들을 구별해 쓰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다른 사람 말을 고쳐 주며 으쓱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한국말 잘못 쓰는 사람 찾기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컴컴한 반지하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쓴 커다란 통유리창이 지면과 같은 눈높이로 바깥 풍경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각 프레임이 됐다.’

어느 신문 사진 설명인데, 이렇게 글로 먹고사는 기자들도 종종 말을 잘못 쓰는 판이다. 표준사전을 보자.

*들여다보다: ①밖에서 안을 보다.(방 안을 들여다보다./창 안을 들여다보는 게 누구야!) ②가까이서 자세히 살피다.(책상에 놓인 사진을 들여다보다./떨어진 동전을 찾느라 연못 속을 들여다보았다./…) ③어디에 들러서 보다.(입원 중인 친구를 들여다보다./…)

이 가운데 뜻풀이 ①처럼, 밖에서 안을 볼 때 ‘들여다보다’를 쓴다. 한데, 저 사진 설명은 목적어가 ‘바깥 풍경’인 것. 그러니 이때는 ‘내다보다’라고 해야 했다.

잘못 써서 방향치 소리 듣기 십상인 말로는 ‘치닫다’도 있다. ‘브레이크가 고장 나 미끄러지던 트럭은 가속이 붙어 가게로 치달았다’처럼 쓰기도 하지만, ‘치닫다’는 위쪽으로 달린다는 말이니 ‘내리닫다’라 해야 하는 것.



이진원 교열부장
jinwoni@busan.com
입력 : 2020-04-22 18:54:04 수정 : 2020-04-22 19:00:21 게재 : 2020-04-22 19:00:35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