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문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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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23 16:41
[부산일보] [바른말 광] ‘쌍까풀’이 ‘쌍꺼풀’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3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0031818383251868 [1]

‘봄의 전령사 버들강아지가 어느덧 다가온 봄 햇살에 수줍은 듯 솜털을 드러내며 피었습니다.’

‘…계룡산 수통골에 봄의 전령인 버들개지가 하얀 솜털을 드러내며 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신문 사진기사 설명들인데, ‘버들강아지’와 ‘버들개지’로 표기가 갈렸다. 과연 어느 것을 써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느 것이든 써도 된다. 버들강아지와 버들개지 둘 다 ‘버드나무의 꽃’을 가리키는 동의어이기 때문이다.(다만, ‘버들가지’는 버드나무의 가지를 가리키므로 구별해서 써야 한다.)

‘초등학교 앞 오래된 (문구점/문방구) 곳곳에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다.’

이 문장에서는 ‘문구점’과 ‘문방구’ 가운데 어느 것이 옳을까. 역시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시 둘 다 옳다. ‘문방구’는 원래 ‘학용품과 사무용품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었지만 ‘학용품과 사무용품 따위를 파는 곳’으로 의미 확장을 했기 때문. 해서, 문방구는 문구이자, 문구점이다. 자, 이쯤 되면 아래 문장들에선 뭐가 옳은지 쉽게 아실 터.

‘김고은은 14일 방송된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게스트로 출연해 “예전에는 (쌍까풀/쌍꺼풀) 수술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귓속말/귀엣말)을 하고 있다.’

짐작하신 대로 ‘쌍까풀/쌍꺼풀’과 ‘귓속말/귀엣말’은, 역시나, 동의어들. 그러니 어느 것을 쓰든 상관없다. 이제 난도를 조금 더 높여 보자.

‘폐쇄된 건물 들락날락… 신천지 숨기고 출근한 공무원./아이들이 제 집처럼 들랑날랑하는 놀이터.’

‘들락날락’과 ‘들랑날랑’ 둘 가운데 어느 것이 옳을까. 설마, 하시겠지만 역시 둘 다 옳다. 보시다시피, 오늘은 동의어 특집이다.

요즘은 보기 힘든 풍경이지만, 대보름께면 아이들이 기다란 줄에 불을 넣은 깡통 따위를 달아 빙빙 돌리며 놀았다. 논둑·밭둑에 불을 붙이며 돌아다니기도 했는데, 이런 행위를 ‘쥐불놓이’라 했다. 쥐불놀이 아니냐고? 이런 생각들 때문에 결국 쥐불놀이도 표준어가 됐다.

비슷한 예로는 ‘계기반/계기판’도 있다. 원래 표준어는 ‘계기반(計器盤)’이었는데, 사람들이 하도 ‘계기판’으로들 불러서 결국 ‘계기반/계기판’은 동의어가 된 것.

‘어두침침(하다)’이 표준어가 된 것도 사람들 입에서 비롯했을 터. 아무래도 ‘어둠침침(하다)’보다는 받침 없는 말이 더 발음하기 쉬워서 그랬을 것이란 얘기다.



이진원 교열부장
jinwoni@busan.com
입력 : 2020-03-18 18:39:57 수정 : 2020-03-18 18:45:34 게재 : 2020-03-18 18:48:30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