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문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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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0-15 14:27
[부산일보] [바른말 광] 야구공 발사?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4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9100918445156967 [4]

홍길동을 홍갈동이나 황길동으로 부르면, 비웃음을 사거나 “정신 차려라”는 소릴 듣기 십상일 것이다. 한데, 저러는 언론이 있다면….

‘지난해까지 발사각, 즉 공이 배트에 맞고 튕겨 나가는 각도를 높여 타구를 띄우는 타격이 유행했다. 그런데 KBO는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지난해 0.4134~0.4374에서 올해 0.4034~0.4234로 줄였다. 반발계수가 0.01 줄면 타구 비거리는 2~3m 정도 줄어든다.’

어느 신문 야구 기산데, 아주 과학적인 분석 같지만 용어 하나가 거슬린다. 바로 발사각이라는 말.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을 보자.

*발사각(發射角): 총포를 쏠 때, 총신이나 포신이 수평면과 이루는 각도. =사각.

*발사(發射): 활·총포·로켓이나 광선·음파 따위를 쏘는 일.(권총 발사/우리별 1호 발사/전파의 발사/질주하면서 원거리의 표적을 포격하는데도 발사가 재빠르고 명중률이 좋았습니다.〈유주현, 대한 제국〉)

보다시피, ‘발사각’은 총포를 쏠 때만 쓰는 말. ‘발사’ 뜻풀이까지 보더라도, ‘활·총포·로켓·광선·음파 따위’에 야구공이 들어가는지는 논란이 있을 터. 게다가 발사는 발사하는 장소에서 시작될 뿐, 어디에선가 날아온 물체를 다시 돌려보낸다는 뜻은 없다.(그러니, ‘피칭머신에서 공이 튀어나오는 각도’ 정도는 발사각이랄 수 있겠다.) 새로운 의미 확장이라기보다는 잘못된 언어 사용인 것. 한데도 요즘 야구 기사엔 이렇게 발사각(도)이 넘쳐 난다.

‘메이저리그는 ‘힘의 야구’를 바탕으로 한다.…투구의 회전수와 타구의 스피드, 발사각도 등이 이 흐름을 가속시킨다.’

‘추신수의 타구 속도는 2017년 88마일에서 올해 92.2마일로 빨라졌다. 또 발사각은 지난 2017년 7.2도에서 올해 10.4도로 상승했다.’

이 발사각(도)은, ‘타구 속도’와 맞춰서, ‘타구 각도’로 쓰면 어색하지 않을 터. 또, 글자 수를 줄여 ‘타각’이라 쓰는 것도 괜찮겠다. 물론 이미 ‘타각(舵角·배에서, 키를 돌리는 각도)’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쓰는 환경이 다르니 혼동하거나 헷갈릴 일은 없겠다.

‘온몸의 체중을 실어 ‘족타’로 반죽한 면발.’

한 TV 프로그램이 ‘우동’집을 소개한 문구다. 이 ‘족타우동’은 발로 밟아 탄력 있는 쫄깃한 면발을 만드는 방식. 한데, 손[手]으로 면을 내려치는[打] 수타에 견줘 족타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타’가 못내 거슬린다. 굳이 이름 붙이자면 ‘족답(足踏)’쯤이 어울릴 터. 발로 밟아 디딘다는 우리말이다. ‘족답우동’이라 하면 뭔가 좀 깔끔하지 않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엉터리 말은 아닌 셈이다.



이진원 교열부장
jinwoni@busan.com
입력 : 2019-10-09 18:48:05 수정 : 2019-10-09 18:48:48 게재 : 2019-10-09 18:49:28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