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문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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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5-29 15:42
[국민일보]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분하고 화가 나서 씩씩거리는 ‘부아’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86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79805&code=11171416… [10]

‘녀석은 뭔 일로 부아가 났는지 눈을 연신 끔뻑이며 씩씩거렸다.’ 종업원의 불성실한 태도에 부아가 치민 손님이 결국 주인을 불러….’ ‘부아’는 노엽거나 화가 날 만큼 분하고 섭섭한 마음을 이르는 말이지요. ‘부아가 나다’ ‘부아가 치밀어 오르다’ ‘부아가 끓어오르다’ 등처럼 말합니다.

부아는 허파, 즉 폐를 이르는 말이기도 한데 훈민정음 반포 80여년 후 출간된 한자 학습서 ‘훈몽자회’에 肺를 ‘부화 폐’라고 설명한 부분이 있습니다. 원래 부화였던 게 ‘부하’로 변했다가 ‘부아’가 됐지요. 허파를 이르는 ‘부아’가 왜 노엽고 분한 마음이라는 의미로 쓰일까요. 억울하거나 화가 나는 일을 당하면 혈압이 오르고 숨이 가빠지지요. 폐가 긴장해 씩씩거리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 일을 당하면 ‘부아(폐)가 끓어오르면서 숨을 가쁘게 몰아쉰다는 뜻일 테지요. 몸의 장기(臟器)를 빌려 말을 만든 예는 많습니다.

‘쓸개 빠진 인간’ ‘간이 콩알만 해졌다’ ‘애(창자)가 타다’ 등처럼. 비위에 거슬리거나 언짢은 일을 당해 벌컥 내는 화를 이르는 ‘골’(골이 나서 툴툴거리다), 노엽거나 언짢게 여겨 일어나는 불쾌한 감정을 뜻하는 ‘성’(성이 잔뜩 난 얼굴), 몹시 못마땅하거나 언짢아서 나는 성인 ‘화’(화를 더욱 돋우는 말)가 부아와 비슷한 말로 볼 수 있겠습니다.

천륜을 짓밟은 짐승만도 못한 아비, 부끄러운 과거 행태가 들통났는데도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전 고위 공무원, 입만 열면 막말을 내뱉는 정치인들, 제 논에 물 대기 바쁜 수사기관들…. 도대체 합리성은 어디로 갔는지, 부아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릅니다.



어문팀장
입력 :  2019-05-25 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