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문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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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5-29 15:34
[부산일보] [바른말 광] 따오기를 ‘방사’해?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5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9052218460426072 [6]

*성게: 극피동물문 성게강의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대개 배의 중앙에 입이 있고 등 한복판에 항문이 있다. 발생학, 세포학의 실험에 많이 쓰고 알로 젓을 담그기도 한다. 보라성게, 분지성게, 말똥성게 따위가 있으며 우리나라 동해에 널리 분포한다.

*성게알젓: 성게알로 담근 젓갈.

국립국어원이 펴낸 <표준국어대사전>(표준사전)에 실린 뜻풀이다. 한데, 성게알로 젓을 담근다는 설명에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일단, 성게는 암수딴몸이다. 해서, 난소에서 배출된 난자와 정소에서 배출된 정자가 바닷물 속에서 체외수정을 해서 번식한다.

한데, 우리가 “성게알”이라 부르는 것은 모든 성게, 그러니까 암컷과 수컷 모두에서 나온다. 표준사전에 따르면 수컷도 알을 품고 있다는 얘기가 되는 셈. 암컷 배 속에 있는 건 난소, 수컷 배 속에 있는 건 정소다. 그러니 ‘성게알’은 ‘성게 생식소’라야 정확한 표현이 될 터. 성게알젓은 성게 생식소젓이라야 하고…. 틀린 건 바로잡아야 하는데 잘못된 말이 너무나 오랫동안, 너무나 널리 퍼진 상태라 만만찮아 보인다. 대체어의 말맛이 떨어지는 것도 걸림돌. 많이들 그렇게 알고 있고, 또 그렇게 부른다고 해서, 꼭 그것인 게 아닌 사례는 또 있다.

‘우리나라에서 40년 전 멸종됐던 따오기가 '세계 생물 다양성의 날'인 22일 오후 경남 창녕 우포늪의 야생 하늘로 방사됐다.’

어제 치러진 따오기 행사 기사는 대체로 이랬다. 한데, 이런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표준사전을 보자.

*야생(野生): 산이나 들에서 저절로 나서 자람. 또는 그런 생물.(야생 약초./…/그는 그늘 속에서 피어난 생기 없는 꽃보다도 천연하게 야생으로 커 나는 찔레꽃이 더 좋았다.<이기영, 고향>)

*방사(放飼): 가축을 가두거나 매어 두지 않고 놓아서 기름.

이러니, 따오기 ‘야생 방사’는 전혀 사전 풀이에 어울리지 않는 표현인 셈이다. 인공부화해서 사람이 키운 새이니 야생이랄 게 아니고, 돌려보내는 곳도 ‘야생’이 아니다. 또 가축이 아닌 데다, 놓아 ‘기르는’ 것도 아니니 방사라 하기도 어색한 것. 그러면 방사가 아니라 방생(放生)인가 싶겠지만, 이 말은 불교 용어로 한정돼 있으니 그것도 아니다. 다시 표준사전을 보자.

*방조(放鳥): 새를 날려 보냄. 또는 그 새.

이러니 ‘따오기 야생 방사’는 ‘따오기 자연 방조’쯤 돼야 적절한 쓰임이 된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성게알’과 같다. 몇몇 신문이 ‘따오기 방조’로 쓰기도 했지만 계속 이어지지 않는 걸 보면…. 사정이 이렇다면 차라리 국어사전을 고치는 게 더 합리적인 해결책일까.



이진원 교열부장
jinwoni@busan.com
입력 : 2019-05-22 18:46:04 수정 : 2019-05-22 18:4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