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문기자협회
처음으로 로그인 회원가입 즐겨찾기추가하기 시작페이지로
 
작성일 : 19-01-04 15:18
[중앙일보] [우리말 바루기] ‘빼앗다’와 ‘뺏다’의 활용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6  
   https://news.joins.com/article/23184370 [8]
“옷까지 빼앗아 입다니….” “피해 학생에게서 뺏어 입은 패딩이라니!”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집단폭행을 당한 뒤 추락사한 중학생 사건에 쏟아진 탄식이다. 가해 학생이 법원 출석 당시 피해자의 패딩점퍼를 걸치고 나온 게 알려진 뒤 이런 댓글들이 달리며 여론이 들끓었다.
 
패딩에 관한 후속 보도가 이어지며 ‘빼앗다’와 ‘뺏다’의 활용형에 관해 물어보는 사람도 많아졌다. ‘빼앗다’가 ‘빼앗아’로 활용되니 ‘뺏다’도 ‘뺏아’로 활용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피해자의 패딩은 서열 1위인 애가 뺏아 입고 있었는데 보도된 사진 속엔 서열 4위인 애가 착용하고 있어 놀랐다”처럼 쓰면 안 된다. ‘뺏아’가 아닌 ‘뺏어’로 고쳐야 바르다.
 
어간의 끝음절 모음이 ‘ㅏ, ㅗ’일 때에는 어미를 ‘-아’로 적고, 그 밖의 모음일 때에는 ‘-어’로 적는다는 한글 맞춤법 규정 제16항에 따른 것이다. ‘빼앗다’는 어간의 끝음절 모음이 ‘ㅏ’이기 때문에 ‘빼앗아’로, ‘뺏다’는 어간의 끝음절 모음이 ‘ㅐ’이기 때문에 ‘뺏어’로 활용한다. 모음조화를 따르되 본딧말이 줄어들면 남아 있는 어간의 형태를 중심으로 어미가 붙는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과거형의 경우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함께 어울려 다니던 학생들이 친구의 가방과 신발을 뺏았다니 정말 말문이 막히네요” “그 무리가 같은 반 여학생이 가지고 있던 돈과 옷을 모조리 빼앗었다고 진술했습니다”와 같이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다. 뺏다는 ‘뺏었다’로, 빼앗다는 ‘빼앗았다’로 활용한다. “친구의 가방과 신발을 뺏었다니” “돈과 옷을 모조리 빼앗았다고”로 각각 바루어야 한다.
 
‘빼앗다’와 ‘뺏다’는 본딧말과 준말의 관계다. 이들 단어는 각각의 낱말 형태를 기준으로 자유롭게 활용을 한다. 본딧말인 빼앗다는 ‘빼앗고, 빼앗으니, 빼앗는, 빼앗으면, 빼앗은, 빼앗아서, 빼앗았다’ 등과 같이 어미변화를 일으킨다. 준말인 뺏다는 ‘뺏고, 뺏으니, 뺏는, 뺏으면, 뺏은, 뺏어서, 뺏었다’ 등처럼 활용한다.


 
이은희 기자 lee.eunhee@jtbc.co.kr
입력 2018.12.06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