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문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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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09 15:19
[부산일보] [바른말 광] 사람이, 먼저다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49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803070… [21]

'우리나라 젖소의…출산월령을 조사한 결과, 3개월 정도 늦은 27.5개월령인 것으로 나타나…육성우 시기에 발육 속도 조절이 미흡해 첫 임신 시기가 늦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기사에 나온 '임신'은, 예전 같으면 틀린 말이다. 하지만 '아이를 배는 것'이라던 사전 뜻풀이가 '아이나 새끼를 뱀'으로 바뀌면서 동물에게도 쓸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아직 동물에게 쓸 수 없는 말은 적지 않다. 국립국어원이 펴낸 <표준국어대사전>(표준사전)을 보자.
 
*출산(出産): 해산(解産).
 
*해산(解産): 아이를 낳음.
 
이러니, 출산이나 해산은 동물에게 쓰면 안 된다. '분만, 탄생, 사망'도 마찬가지. 하긴 뭐, 아무리 가족 같았더라도, "우리 개가 사망했다"고 하지는 않을 터. 아래는 어느 앵커가 한 말인데, '존경'을 잘못 썼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직업은 무엇일까요? 최근 한 대학 연구소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1위가 소방관입니다."

표준사전은 존경을 '남의 인격, 사상, 행위 따위를 받들어 공경함'으로 풀이한다. 직업 자체는 존경할 대상이 아니어서 사람에게만 써야 하는 것.

<포항시시설관리공단, 신규 직원 대상 현장견학 실시>

반면, 이 제목에 쓰인 '신규'는 사람에게 쓸 말이 아니다. 표준사전을 보자.

*신규: ①새로운 규칙이나 규정. ②새로이 하는 일.(신규 가입/신규 채용/올해 신규로 설립된 학교가 대폭 늘어났다.)

아래 기사에 나온 '조련사'도 알고 보면 적절치 않은 말.

'올 시즌 KBO리그를 빛내고 있는 '영건'들이 예상대로 선동열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젊은 투수들은 '명투수 조련사'인 선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흔히 이렇게 '투수 조련사'처럼 쓰지만, 표준사전 뜻풀이를 보면 프로야구 지도자에게 선뜻 쓸 수는 없는 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조련사: 개, 돌고래, 코끼리 따위의 동물에게 재주를 가르치고 훈련시키는 사람.

걸핏하면 감독과 선수를 '사제지간'이라고 부르는 것도 좀 지나쳐 보이지만, 직업 운동선수를 가르치는 사람더러 '조련사'라 부르는 것도 별로 적절치 않은 셈이다.



이진원 교열부장
jinwoni@busan.com
입력 : 2018-03-07 [19:10:55] 수정 : 2018-03-08 [11:2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