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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8-07 10:42
프레스센터, 광고업체 소유물로 전락할 위기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0  
   http://www.presskorea.or.kr/notice/board_detail.php?m=3&sm=4&tm=23&boa… [0]
프레스센터, 광고업체 소유물로 전락할 위기

‘5共 정부’에 原罪…새 정부가 바로잡아야

 

‘프레스센터’가 언론의 품을 떠나 일개 광고업체의 소유물로 전락할 위기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는 2016년 6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하 언론재단)을 상대로 ‘이제부터 소유권을 제대로 행사하겠다’며 민사소송 등 법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현재 프레스센터는 코바코 앞으로 등기돼 있다. 따라서 이 분쟁이 소송으로 종결될 경우 ‘대한민국 언론의 전당’인 프레스센터는 언론계 품을 영영 떠날 공산이 크다.
 

언론인이라면 대개 알고, 또한 공분(公憤)하고 있겠지만 코바코의 주장은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프레스센터의 설립 취지와 역사를 부인하는 일이다. 공공의 자산을 사유화(私有化)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그러나 코바코의 탐욕을 꾸짖으려고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처음 씨앗을 잘못 뿌린 장본인이 대한민국 정부였고, 바로잡을 기회가 여러 번 있었으나 번번이 놓쳐버린 것도 역대 정부였음을 지적하려는 칼럼이다. 나아가 ‘구부러진 역사를 곧게 펼 수 있는 주체’ 역시 정부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왜 정부인가?

프레스센터의 뿌리인 ‘신문회관’은 1962년 언론계 공동자산으로 출범했다. 당시 건물명도, 이를 소유‧관리하던 법인명도 ‘신문회관’이었다. 신문협회 등 16개 언론단체가 (사)신문회관의 구성원이었다. 신문회관은 1980년대 초반까지 20년 간 언론 창달을 위한 자율기구로 잘 기능해왔다.
 

독씨 뿌린 장본인은 5共 정부

문제가 잉태된 것은 신군부가 집권한 5공 때. 정부는 신문회관 자리에 언론계 대표 공익시설로 프레스센터를 새로 짓겠다고 했다. 정부 공익자금(신설된 코바코에게 관리위임한 상태)과 서울신문사가 비용을 댔고, 신문회관도 전 자산을 프레스센터의 기본재산으로 출연했다.
 

건물이 완공되자 정부는 “소유권 등기는 코바코 앞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언론공익시설 마련’이라는 당초 취지보다 ‘정부직속기관의 소유’ 쪽을 택한 결정으로 읽힌다. 첫 단추가 잘못 꿰인 것. 언론계는 반대했고 정부는 시설의 관리‧운영권을 (사)언론회관(신문회관의 새 이름)에 떼 주면서 이를 억눌렀다.

 
5공이 끝나자 시설의 소유구조에 대한 문제제기가 시작됐다. 이때부터 정부의 생각은 바뀐다. 1989년 문화공보부는 “프레스센터는 설립 목적에 맞게 소유권을 언론회관에 귀속시키는 것이 옳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미디어렙법 제정을 계기로 코바코가 주식회사로 바뀌고, 코바코의 소관부처가 문체부에서 방통위로 넘어가던 2008~2012년 즈음, 조정에 나선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도 같은 입장이었다. 여러 차례 마련된 역대 정부의 조정안은 늘 ‘프레스센터‧남한강연수원은 문체부에, 방송회관‧광고회관은 방통위에’였다. 그러나 기득권 측 반발은 거셌고 정부는 번번이 ‘현상유지’의 편한 길을 걷고 말았다. 나태와 우유부단이었다.


마침내 올 것이 왔다. 경영실적이 나빠질수록 자산수익에 집착하던 코바코가 “언론재단의 관리‧운영권도 인정 못 한다”며 작년에 소송을 낸 것이다. 그렇다면 프레스센터 소유권의 역사는 ‘①정권의 욕심이 독씨가 됐고 ②방치된 독아(毒芽)가 거목으로 자라 ③이제 ‘언론의 전당’을 강탈당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요약할 수 있겠다.
 

등기부에 무어라 씌었건, 과거 정부가 어떤 실수를 했든 프레스센터는 언론계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 남한강연수원도 ‘言論文化 暢達의 道場’(본관 표지석 문구)이라는 설립 취지에 맞게 제 자리를 찾아야 한다.
 

해결의 책임과 權能, 모두 정부에

앞서 살폈듯 문제를 꼬아놓은 장본인은 정부였다. 해결의 주체도 정부여야 한다. 비록 현 정부가 저지른 일은 아니지만, 과거 정부의 작위 또는 부작위가 낳은 독과(毒果)를 바로잡는 것도 새 정부의 일이며 책임이다.
 

언론계는 ‘역대 정부의 기본 인식대로, 그리고 여러 차례 마련된 조정안대로’ 정리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 가장 적절하다고 본다. 즉 △프레스센터·남한강연수원의 소유권을 국가에 귀속시키고 △관리·운영은 문화체육관광부 및 산하기관이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코바코는 반발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결심하면 어렵지 않다. 우선 ㈜코바코 지분의 100% 소유자인 기획재정부가 관련시설을 회수하는 것이다. 두 시설의 장부가액(306억 원)만큼 코바코를 감자(減資)하면 된다. 그리고 이들을 문체부에 관리이관하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의 의지이며 실천이다. 프레스센터가 방송광고시간의 판매대행을 업(業)으로 하는 주식회사의 것이 되도록, 그래서 언론계가 제 집에서 쫓겨나도록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첫 단추가 잘못 꿰였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문제를 뿌리부터 바로잡을 것인가. 새 정부는 지금 그 갈림길에 서있다.



신문협회 사무총장 허승호/칼럼